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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delia Du Marier

선물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여행을 마친 모양이군요.


저와의 마지막 상담을 기억하십니까.


윌 그레이엄이 걸치고 있던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하여. 그를 먹어야 하는 이유.


그때의 연장인 셈입니다.


웃고 있네요. 한니발. 


즐거우니까요.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당신의 바람대로 이루어졌습니까.


이걸 마지막으로.


지쳤어요.


도와드리겠습니다.


거절한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군요. 여기 냅킨을.


한니발.


저는 타인에게 제 뜻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번거롭기 때문이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차리고 답을 주던 당신은 제법 훌륭한 상담자였습니다. 


손에 힘이 없어요.


시간을 들인 만큼 잘 조리 되었습니다. 향이 좋지 않나요?


...


이런, 식은땀을 많이 흘리시네요. 윌, 그녀를 도와드렸으면 합니다.


성의는 고맙지만 제 몸에 손대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니발 당신도.  


그럼 테이블 아래 숨기고 있는 포크를 위로 올려주십시오.


...


윌, 이걸 그녀에게. 


아까부터 말 한마디 없이 한니발의 지시만 따르고 있군요. mr. 그레이엄, 푸른 수염의 마지막 아내가 된 소감이 어떠신지요? 


서툰 도발이군요.


드디어 입을 여셨군. 당신들은 썩은 줄 위를 걷고 있어. 한니발 렉터가 먼저 지나고 윌 그레이엄이 뒤를 따르지. 참으로 괴기스러운 곡예가 아닌가! 서로의 상처를 핥으며 오랜 공동을 채우려 하는 행위가 퍽이나 우스운걸. 이제 불안정한 당신의 내면은 차츰 편협함과 이기심을 키울 것이며 그것은 금세 단단하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되어 파트너를 찌를-


조언 감사합니다. 베델리아. 좀 더 듣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 날카로운 모서리가 당신의 등을 겨누고 있군요.


자. 식사시간입니다.


제가 잘라드리죠.


당신들은 미쳤어. 파멸이야.


윌, 소스를.


여기 있어요.


그럼.


bon appe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