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키우는 토르 보고 싶다. 이름은 햄토르 하자. 첨에 쥐젖만한 철창 하우스에 키워서 프라이데이한테 한소리 듣고 토니카드로 쩔어주는 거대 케이지에 키우겠지. 지구에 머무는 2년 동안 애지중지 키우는 것이다. 직접 호두도 까서 주고.. 일없으면 케이지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구경하고.
가끔 빌런 패러가는데 어깨에 얹고 함께 가기도 함. 토니가 제일 먼저 알아채고 경악하는데 햄토르 이름값을 하는지 토르가 적들 다 죽이고 뒷정리 끝날때까지 무사한 것이다...... 함께 식사할때도 토루 접시 옆에서 아몬드랑 파스타치오 까먹고...
스티브가 신기해하며 말 알아 듣는거야? 하며 물으면 토르는 씩 웃으며 고개를 젓겠지...... 조그만 햄토르 솥뚜껑만한 손바닥위에 올려 놓고 둥기둥기 해주면 스르르 잠들기도 하는 것이여... 완다가 옆에서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나타샤 출장 다녀 올때마다 햄토르 선물 가져오는데 남미의 무슨 이갈이에 좋은 나무막대 한묶음... 어디 특산물 견과류... 케이지에 넣어 둘 만한 유리장식이나 장난감... 토르는 신이나서 받아 들고 햄토르 케이지에 넣어주겟지... 큰 덩치가 쪼그리고 앉아서 케이지 데코레이션 하는거 보고십다구
평균 2년 오래살면 3년 사는 햄스터 수명이 다다라 햄토르도 죽게 되는데 모두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토르는 아주 멀쩡할 것이다. 햄토르 죽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케이지 싹 비우고 깨끗하게 씻어서 어디 자선 바자회에 내놓겠지... 누가 물어보면 빙긋 웃기만 하고
신은 다 그래? 에잉 매정하긴, 한소리 들어도 토르는 껄껄 웃고 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개쿨한 것이다... 사실 토르는 1500년 살면서 수많은 생명체들이 저를 두고 생의 고리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았고 삶과 죽음에 일일히 슬퍼하기엔 덧없다는 것도 그런 경험을 통해 이미 앎...
따지고 보면 2년 좀 넘게 살다가 죽어버린 햄토르나 100년 남짓 살다가 죽어버릴 지구인들이나 그에겐 별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감상을 그대로 말하자니 지구인들 입장에서 섬뜩하고 소름돋는 이야기라는 걸 알기에 배려 차원에서 흐지부지 넘어간 것...
하지만 그는 별나라 왕자님답게 조금 로맨틱한 감상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생이 다해 영광스럽게도 발할라에 가게 되면 과거 열렬히 사랑했던 존재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조그마한 햄토르도 찍찍거리며 그에게 달려올 것임을...
용맹한 전사들만 갈 수 있는 발할라... 그러나 햄토르는 토르를 따라 여러 전투 현장에 동반했으니까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네들도. 나이를 먹어가는 어벤 멤버를 둘러보며 잔잔히 웃는 토르가 보고 싶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