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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토르 끝 헬라의 목적은 끝없이 계속되는 혼돈의 세상이었다. 토르가 타노스를 피해 숨어들수록 전쟁은 길어진다. 삶보다 죽음의 비중이 커질것이며 그로 인해 우주는 오랫동안 암흑기에 접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소울 스톤을 이용해 타노스와 맞서면? 우습게도 그것은 계약 위반이다. 아스가르드 백성들은 헬라의 손으로 떨어진다. 그녀로선 토르가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득인 셈이었다. 공정함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교활한 장난이었다. 죽음의 신은 니플헤임의 깊은 곳에서 검게 물든 생명들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토르는 제 몸을 붙들고 여기저기 살펴보는 토니를 힘들게 떼어놓았다. -좀 진정해 스타크.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니 동생 아주 악질이야. 로키를 욕하던 토니가 통신으로 의사를 불러오라 소리치자 토르가 재빨리 끼어들어 ..
로키토르6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로키토르5 뮬리카 강의 중하부 베츠토 호 옆에 위치한 작은 경찰서는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20년 근속의 베테랑 존 경관은 약간의 타박상을 입고 횡설수설하는 젊은 트래블러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냈다. 남자는 다소 흥분한 듯 보였지만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은 없었다. 구조된 사람들이란 다들 저렇기 마련이다. 하지만 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남자를 아래 위로 스캔했다. 그를 데려온 구급대원이 넌지시 마약검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소견을 주었기 때문이다. 존은 찢어진 등산복과 휘어진 등산 스틱을 보며 질문했다. -토르를 만나셨다구요. 어벤저스? 존의 말에 남자가 yes- 대답했다. 분명히 그였어요- 거기엔 같은 설명을 또 해야하는것에 대한 짜증이 섞여 있다. 학교 휴일을 맞이해 툼스 폰드 길을 따라 트래킹 하던 도중 남자-이하..
로키토르4 늦은 밤, 토르는 힘들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하루를 꼬박 잤음에도 몸이 무거웠다. 끙끙거리며 상체만 겨우 일으킨 토르는 느릿느릿 고개를 돌렸다. 탁자에 켜진 미등 불빛에 숲 그림자가 을씨년스럽게 아른거린다. 낮의 안정적인 분위기와 전혀 다른 모습에 덜컥 겁이 났다. 토니가 팔짱을 끼고 침대 옆 일인용 의자에 앉아서 잠들어 있었다. 얼굴이 잔뜩 구겨진 것이 자세가 불편한 모양이다. 토니에게 손을 뻗다가 멈칫 다시 물렸다. 악몽은 꾸지 않았지만 머릿속을 지배하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진정제 성분이 제법 독했는지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툭- 팔뚝에 고정되어 있던 주사바늘이 억지로 뽑히면서 핏방울이 튀었다. 아픔을 참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토르는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도 신지..
로키토르3 무릎까지 오는 진창 늪을 건너며 토르는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헉헉거렸다. 남자는 기척을 죽이는 법을 몰랐다. 그는 언제나 당당했으며 도전해오는 자들을 속임수 없이 맞이했다. 설령 비겁한수에 빠지더라도 정면에서 당당하게 응수했다. 그러한 두려움을 모르는 ‘천둥의 신’이 지금 자신을 쫒는 무리들을 피해 미궁을 헤매는 중이다. 육체의 고통은 최고조에 다다랐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땀과 잔상처로 엉망이 된 몸에 입고 있던 옷은 넝마가 된지 오래다. 한쪽만 남은 붉은 망토가 마치 몸에서 빠져나가는 피처럼 늘어져 주인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토르는 그저 어디로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뻘이 타르처럼 몸을 끌어당겼다. 니플헤임에 존재하는 것들은 생명체건 비생명체건 상대의 발목을 잡는 사악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