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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토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가끔 너의 멍청함에 머리 끝까지 화가 나는 순간이 있다. 그럴때면 나는 너를 속이고 기만하며 비웃는다. 답하듯 너는 예상했던 반응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속에서 나는 묘한 만족감을 얻는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너의 순진함, 아둔함, 직선적인 성격이 나와는 끔찍할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만다. 그것이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여기서 내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빼앗길 뿐이다. 그리고 우습게도 너는 네가 빼앗은 것이 뭔지 모른다. 나는 소망한다. 네가 이 감정을 모르기를. 나는 갈구한다. 네가 이 감정을 깨닫기를. 이 변덕을 알아주기를, 혹은 끝까지 모르기를.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껴주기보다 증오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더 큰 소질을 보이..
로키토르 끝 헬라의 목적은 끝없이 계속되는 혼돈의 세상이었다. 토르가 타노스를 피해 숨어들수록 전쟁은 길어진다. 삶보다 죽음의 비중이 커질것이며 그로 인해 우주는 오랫동안 암흑기에 접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소울 스톤을 이용해 타노스와 맞서면? 우습게도 그것은 계약 위반이다. 아스가르드 백성들은 헬라의 손으로 떨어진다. 그녀로선 토르가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득인 셈이었다. 공정함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교활한 장난이었다. 죽음의 신은 니플헤임의 깊은 곳에서 검게 물든 생명들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토르는 제 몸을 붙들고 여기저기 살펴보는 토니를 힘들게 떼어놓았다. -좀 진정해 스타크.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니 동생 아주 악질이야. 로키를 욕하던 토니가 통신으로 의사를 불러오라 소리치자 토르가 재빨리 끼어들어 ..
로키토르6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로키토르5 뮬리카 강의 중하부 베츠토 호 옆에 위치한 작은 경찰서는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20년 근속의 베테랑 존 경관은 약간의 타박상을 입고 횡설수설하는 젊은 트래블러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냈다. 남자는 다소 흥분한 듯 보였지만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은 없었다. 구조된 사람들이란 다들 저렇기 마련이다. 하지만 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남자를 아래 위로 스캔했다. 그를 데려온 구급대원이 넌지시 마약검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소견을 주었기 때문이다. 존은 찢어진 등산복과 휘어진 등산 스틱을 보며 질문했다. -토르를 만나셨다구요. 어벤저스? 존의 말에 남자가 yes- 대답했다. 분명히 그였어요- 거기엔 같은 설명을 또 해야하는것에 대한 짜증이 섞여 있다. 학교 휴일을 맞이해 툼스 폰드 길을 따라 트래킹 하던 도중 남자-이하..
로키토르4 늦은 밤, 토르는 힘들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하루를 꼬박 잤음에도 몸이 무거웠다. 끙끙거리며 상체만 겨우 일으킨 토르는 느릿느릿 고개를 돌렸다. 탁자에 켜진 미등 불빛에 숲 그림자가 을씨년스럽게 아른거린다. 낮의 안정적인 분위기와 전혀 다른 모습에 덜컥 겁이 났다. 토니가 팔짱을 끼고 침대 옆 일인용 의자에 앉아서 잠들어 있었다. 얼굴이 잔뜩 구겨진 것이 자세가 불편한 모양이다. 토니에게 손을 뻗다가 멈칫 다시 물렸다. 악몽은 꾸지 않았지만 머릿속을 지배하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진정제 성분이 제법 독했는지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툭- 팔뚝에 고정되어 있던 주사바늘이 억지로 뽑히면서 핏방울이 튀었다. 아픔을 참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토르는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도 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