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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주는 토르(스팁토르, 로키토르) 13 항구도시라 공기중에 소금기가 약간 섞여있었음. 깔끔하게 구역이 나뉜 길과 발달된 대중교통 덕분에 어렵지 않게 주소지를 찾을 수 있었음. 스티브는 입고 있는 푸른색 항공점퍼 목깃을 세우며 발을 바삐 놀렸음. 지도에 노란깃발이 표시된 위치는 시애틀 외곽에 위치하고 있었음 맨하튼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길거리에 사람들이 제법 많았음. 어쩌면 토르가 이 길을 지나다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렜음. 무엇하나 확실한게 없었지만 어쩐지 마음이 편해졌음. 긴 시간동안 토르가 변했을 거라는 추측은 어찌보면 당연한 가정이었음. 슬프지만 어쩔 수 없음 스티브는 그에게 70년 이어진 해묵은 감정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음. 그냥 멀쩡하게 숨쉬고 웃고 말하고 움직이는 모습만 확인한다면, 매일 밤 심장을 찢는 환상에서 벗어날 ..
사랑 주는 토르(스팁토르, 로키토르) 12 늘 고맙소 호호, 잘생긴 손님이 자주 와주면 나야 좋지, 눈요기도 되고 단골 과일가게 주인은 늘 활기찼음. 동그란 볼에 홍조가 가득했고 구불거리는 색이 진한 금발을 뒤로 늘어트린 중년 여성이었는데, 토르가 들를 때마다 과할 정도로 살갑게 굴었음 첫 날 이름을 물어 보길래 대답해주지 않았는데 전혀 주눅드는 기색이 없었음. 그녀는 토르가 가게에 들를 때마다 데이빗, 레드, 마크, 폴 등 마음 내키는대로 불렀음. 지미, 코트 새로 샀나요? 예쁘네. 오늘은 지미였음. 토르는 말없이 웃으며 과일이 담긴 봉투를 받았음 딱히 정이 든 것은 아님. 토르는 며칠전까지 그녀의 이름도 몰랐음. 케이트 이건 어디에 둘까? 파인애플이 담긴 나무박스를 든 중년 남자가 말했음. 오너 케이트는 손가락으로 대충 구석을 가리키며 거기,..
사랑 주는 토르(로키토르, 스팁토르) 11 꿈을 꾸었음. 이번엔 자각몽이었음. 토르는 잎이 넓게 퍼진 커다란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음. 풍경이 제법 좋았음. 한참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누군가 나타났음. 희고 풍성한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늘어서 있었고 한쪽 눈에 안대를 낀 자애로운 표정의 노인이었음 어딘가 그립다는 감상을 받았음. 그는 주름이 가득한 손을 들어 토르의 얼굴을 쓸었음 [가엾구나] 한탄했음. 누구시오? 묻자 노인은 대답없이 빙긋 웃기만 했음. 손길에 담긴 따스함에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음. 토르는 노인의 손목을 잡았음 [너를 채우는 것은 비단 슬픔과 후회만은 아닐 것이다] 자애롭지만 단호하고 울림이 깊었음. 그의 목소리는 토르를 파고들었음. 무어라 말을 꺼내려하자 인영이 흔들리기 시작했음. 기다리시오!..
사랑 주는 토르(로키토르) 10 달이 크고 높이 뜬 깊은 밤이었음. 드럼통이 잔뜩 쌓여있는 폐공장으로 들어간 토르는 허름한 겉모습과 달리 최신식으로 설비된 내부를 둘러 보며 눈을 가늘게 떴음. 서류에 적혀 있던 그대로였음. 검은 수트를 입은 자들이 낯선 침입자에게 경고 한마디 없이 총질을 하자 토르도 즉각 대응했음 발로 차서 날린 벽돌에 맞은 남자가 억 소리를 냈음. 발전한 살상도구도 아스가디언의 피부를 뚫진 못했음. 토르는 몸을 둥글게 굴러 기둥 뒤로 몸을 숨겼음. 옷에 구멍이 뚫리긴 싫었음. 실컷 총질을 해놓고 이제와서 누구냐고 외치는 미련한 자들에게 대답 대신 품속에서 꺼낸 작은 조명탄을 던졌음 번쩍- 엄청나게 밝은 빛이 작렬하지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음. 속으로 10초를 셌음. 기둥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내도 총알은 날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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