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104) 썸네일형 리스트형 태오준호 12 계속 보고 있다가는 숨이 막혀 뒤질 것 같았음. 가뜩이나 좁은 방인데 사면이 저를 좁혀오는 느낌에 태오는 속이 울렁거렸음. 높은 울음은 절규가 되어 방안을 가득 메웠음. 태오는 주저앉아 엉덩이를 뒤로 끌었음. 기도소리가 흘러나오는 폰 위를 더듬어 통화종료 버튼을 누른 태오는 이마를 한 번 쓸었음. 벽에 기대어 반쯤 쓰러져 있는 준호는 종국엔 하도 울어 힘이 다 빠졌는지 힉힉 흐느꼈음.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태오는 플라스틱 곽을 들고 비틀거리며 걸어가 문을 열었음. 음악소리가 밀려 들어와 방 안에 가득찬 우울함을 날려버림. 태오는 잠시 준호를 향해 흘끗 시선을 돌렸다가 밖으로 나갔음. 라운지에서 어슬렁거리던 박철민은 구석에 위치한 접견실에서 누군가 비틀비틀 걸어 나오는 것을 봤음. 거래 때문에 조태오.. 태오준호 11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태오준호 10 다른 사람들에겐 평범한 연애였지만 태오에게는 의미가 달랐음. 돈이나 허영이 목적이 아닌 사람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기분임. 준호는 참으로 읽기 쉬운 성격이었음. 비단 성직자로서의 정직과 청렴을 내세워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님. 종교계도 한꺼풀 벗겨보면 사람 사는 곳은 똑같음. 준호는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한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이었음. 태오는 준호와 데이트를 하며 그의 잔소리를 듣는 것이 좋았음. 그래서 일부러 패악을 부렸음. 그러면 꼭 준호가 말린다는 것을 알았음. 존내 성격도 나쁘구나 싶겠지만 의심 많고 베베 꼬인 태오로선 끊임없이 준호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음.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며 태오에게 왁왁거리며 설교하는... 일련의 과정은 어떤 의미로 보살핌 받고 있다는 .. 태오준호 9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만났더라면, 그가 내보이던 싸한 시선을 빠르게 눈치채고 지혜롭게 대응했더라면 지금과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준호는 묵주알을 굴리며 자아성찰을 해봄. 지나간 시간은 잡을 수 없음. 과거를 되새김질 하며 비생산적인 소모활동을 해봐야 속만 쓰릴 뿐이란 사실을 암. 알면서도 준호는 그 자학같은 파헤침을 멈출 수 없었음. 도철에게 '여대생의 자살'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들은 후 처음으로 떠올린 생각은 조태오의 악랄하고 끔찍한 천성이 아니라 [약을 끊었다고 들었는데 뭔가 다른 사정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는 사실 관계 없지 않았을까.] 라며 오히려 그를 변호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음. 그것은 태오에게 연민 등의 감정을 느꼈을 때 받았던 충격보다 훨씬 크게 다가와 준호를 뒤흔들었음. 사실 .. 태오준호 8 다음 날 정신이 든 태오는 익숙하지 않은 천장을 보며 몸을 일으킴. 누워 있는 침대는 익숙했음. 준호 방임. 두통이 몰려와 양손으로 이마를 감싸쥐고 꾹꾹 누르던 태오는 꽤 넓은 침대 위에 자신만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신이 퍼뜩 듬. 욕지거리를 뱉어내며 재빨리 침대 밑으로 발을 내림. 주위를 둘러 보는데 가까운 소파에 준호가 누워있음. 안심이 됨. 도망간 줄 알았음. 가운을 이불삼아 덮고 자는 중인데 손에 둘둘 감은 묵주를 보아하니 밤새 기도하다가 잠이 든 모양임. 태오는 전날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림. 기도해줘요, 부제님. 그때 최부제가 무슨 표정을 지었더라?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화를 내거나 싸늘한 반응은 아니었던 것 같음. 그나마 술에 취한 것치고 특유의 신경 거슬리게하는 소리를 지껄인게 아니라 ..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다음 18/21